지난 알로하팩토리 타운홀에서는 <Project A>의 포스트모템을 진행하였습니다.
이전 포스팅에 소개드렸던 포스트모템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구성원들이 함께 그동안 진행했던 타임라인을 점검하며 프로젝트를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회고에 진행된 게임은 서바이벌을 중심으로 한 생존/액션/로그라이크 장르로, 컨셉과 게임방식의 일부를 변형하여 캐릭터들을 수집해나가는 재미를 부여한 게임(Project A)입니다.
게임 코어 메카닉 및 차별화 포인트를 플레이어 캐릭터가 줄 지어서 이동하는 메카닉으로 하여 유저들에게 검증된 인기 장르에 접목/시도한 프로젝트였습니다.
Project A의 첫 스케치
코어 테스트 단계
코어 테스트 단계에서는 게임의 코어, 메카닉의 차별화 포인트를 삼은 지점에 대한 내부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Project A 게임은 서바이벌 게임 내에서도 아케이드적인 조작감에 중점을 두었던 게임입니다.
핵심 게임의 재미를 캐릭터들이 줄지어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생존의 긴장감과 개별 캐릭터들의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생각하고, 프로토타입에서의 기본 게임 플레이가 충분히 해당 요소들을 표현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자 했습니다.
코어테스트 단계에서 초기 프로토타입을 플레이 해본 결과 캐릭터들이 줄지어 이동하면서 여러 미사일과 적들을 피해가는 긴장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고, 본격적으로 게임을 개발하면서 대중성을 판단하기 위한 CPI TEST 단계에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Project A 개발 타임라인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코어테스트 단계에서 두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첫째, 캐릭터들이 줄지어 이동하면서 만들어 내는 긴장감이라는 부분을 더 명확하게 테스트 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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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프로토타입에서는 적이 나오는 일부 패턴과 갯수들을 가지고 피해내는 조작을 연출하면서 슈팅게임과 같은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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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간과했던 부분은 서바이벌 장르의 특성상 적이 동시에 사방에서 등장하는 완급 조절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캐릭터들이 줄지어 이동하면서 필연적으로 적과 충돌이 발생하게 되었고 적과 충돌이 빈번하다 보니 충돌 시마다의 데미지를 크게 줄 수가 없어서 오히려 적을 피해 다니는 긴장감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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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반복적인 게임 테스트 과정에서 줄지어 이동하는 캐릭터 전부가 아니라 메인 캐릭터만 데미지를 입도록 변경 해보았는데, 이미 초기 게임의 재미와 특징은 잃어버리게 된 상태였습니다.
둘째는, 서바이벌 게임의 특징에 대해 간과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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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게임은 성장측면에서 게임 한판 내에서의 기승전결이 분명한 게임입니다.
그리고 여러 판들을 플레이하면서 매 판마다의 게임 경험을 다르게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스킬(성장)의 조합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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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지를 통한 성장감과 선택 옵션들의 조합 중요성은 인지 하였으나 어느 수준의 콘텐츠를 확보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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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특성상 선택지는 캐릭터 선택과 캐릭터 조합이었고 하나의 캐릭터를 추가하기 위해서는 많은 리소스가 들어가는 상황이었습니다. 테스트 과정에서 목표 지표가 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던 콘텐츠의 양과 수준이 혹시 부족한 것 아닌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캐릭터 수를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초기부터 이를 감안하여 게임의 규모와 재미를 판단했다면 더 다양한 테스트를 해보았을 것 같습니다.
CPI TEST
알로하팩토리의 단계별 제작프로세스에 맞추어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CPI TEST를 진행한 결과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1-1.5 수준의 CPI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소 고도화할 요소들은 있고 최고의 결과는 아니었으나 CPI TEST는 최소한의 대중성과 가능성을 판단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게임 개발을 위한 의사결정을 충분히 할 수 있었습니다.
CPI TEST에서는 CPI가 핵심 지표이지만, 게임의 제작 수준에 따라 극 초반의 게임 데이터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해당 단계에서는 초기 게임 지표에서 아쉬운 점들을 확인하였고, 다음 TEST에서 게임 초반부의 설계를 다시 구성하는 방식으로 D1 TEST 단계로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D1 TEST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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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게임에 없었던 신규 컨텐츠를 추가 확보하고, 플레이 가능한 TS(플레이타임)의 길이를 늘려 테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해당 단계에서 Day 1일차의 리텐션 지표가 27%의 수치를 나타내어, 해당 지표의 개선을 시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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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차례 인게임 & 코어 플레이 개선을 통해 스테이지 플로우 개선, 기존 컨셉에서의 과감한 피봇팅 , 콘텐츠 추가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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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한판 내에서의 경험치를 다양하게 주기 위해서 보스 콘텐츠나 적 등장 패턴을 여러 방식으로 변경해 보았습니다. 적의 등장 패턴에 따라서 피하는 재미들을 주기 위해 몇몇 기믹들을 추가해 보았고, 콘텐츠 및 보상을 제공하여 맵을 돌아다니는 의미를 부여해주기도 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긴장감/성장감이 좋아져서 D1 리텐션이 일부 개선 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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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인게임/아웃게임 밸런스 수정, 성장감 추가를 위해 아웃게임 시스템 컨텐츠도 추가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내부 기준에 충족시키는 지표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해당 단계에서 Drop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내부 CPI TEST 기준을 통과하며 컨셉과 비주얼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였고, 테스트를 통해 일부 지표가 개선되는 과정도 겪으며, 여러 개선의 시도를 반복하는 시간도 길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게임의 Drop을 결정하게 되면서, 오히려 시도는 더 빠르게 진행하되 과정상에서의 결과는 과감하게 받아들이자는 교훈을 다시 한번 얻게 되었습니다.
게임의 극 초기지표가 부족하다는 것은 게임의 근본적인 시스템의 변경을 요하게 되고 이는 시스템적으로 새롭게 게임을 만드는 것과 같은 수준의 변화를 필요로 합니다.
만약 게임을 테스트하여 게임 지표가 초기부터 명확히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게임을 변화 시켜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재미를 치열하게 고민했으면 분명히 남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알로하도 이 과정에서 서바이벌 장르에 대한 기획/개발 측면에서의 노하우가 축적되었고 이후 프로젝트에 더욱 좋은 방향으로 적용하여 최근 긍정적인 결과도 얻어내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알로하팩토리의 도전은 계속 됩니다!